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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나이트, 전래동화 같은 판타지 영화.

by 와이모드 2022. 6. 16.

  • 개봉: 2021.08.05
  • 장르: 판타지, 모험, 드라마
  • 감독: 데이비드 로워리
  • 출연: 데브 파텔, 알리시아 비칸데르, 조엘 에저튼, 사리타 초우드리 등.

차갑고 외로운 분위기지만 장엄한 영화.

영화 <그린라이트>는 1500년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사시 (가웨인경과 녹색 기사)에 관련한 소설을 모티브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원탁의 기사들이 모인 크리스마스의 밤, 아서왕의 조카인 가웨인은 아서왕의 부름으로 크리스마스 연회에 초대받게 되고, 아서왕과 왕비는 전설적인 원탁의 기사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기가 죽어있는 조카 가웨인을 보며 다독이고 살갑게 챙긴다. 그리고 아서왕은 연회가 무르익어 가던 중 가웨인에게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면 들려달라며 조카에게 부탁한다. 아직 세상 밖으로 나가 많은 경험을 한 적이 없던 가웨인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었고, 이미 전설과도 같은 원탁의 기사들이 가진 모험과 화려한 이야기들에 비할바가 되지 못했다. 가웨인은 그저 자신의 삼촌이 위대한 아서왕이기에 그 그늘에 가려져 있는 듯했다. 모두가 신나게 잔을 부딪히며 크리스마스의 밤이 무르익어 가던 그때, 연회장 문이 열리더니 멀리서 말을 탄 괴상한 형태의 기사가 아주 느리게 걸어온다. 원탁의 기사들은 재빨리 칼을 꺼내 드는데 정체불명의 기사는 칼 대신 녹색의 나무 다발로 대응할 뿐이었다. 이 기사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연회장의 상석을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아서왕에게 뭔가를 건네는데 편지를 건네받은 왕비는 마치 마법에 걸린 듯 편지 내용을 읽어 나간다. 편지의 내용은 가장 용맹한 기사가 앞으로 나와 자신의 목을 내려치고, 1년 뒤 녹색 기사가 있는 정원에 찾아와 반대로 녹색 기사에게 똑같은 공격을 되돌려 받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아서왕은 옆에 있는 원탁의 기사들을 쳐다보고, 원탁의 기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치만 살피는데 그때 이 자리에서 가장 경험이 미숙한 가웨인이 녹색 기사 앞으로 나선다. 녹색 기사는 손에 쥔 도끼를 들고 가웨인 앞으로 다가가 바닥에 도끼를 내려놓는데 도끼가 땅에 닿는 순간 초록색 이끼들이 돌 틈 사이를 뚫고 자라난다. 가웨인은 검을 손에 쥐고 앞으로 나아가며 지금 벌어지는 일을 잊지 말라며 말을 하고는 목을 내밀고 있는 녹색 기사의 목을 재빨리 내려친다. 정적이 흐르고, 마치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자 녹색 기사는 자신의 잘린 얼굴을 들고일어나더니 1년 뒤 크리스마스날을 기약한다며 말하곤 웃으며 말을 타고 연회장에서 사라진다.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는 어리숙하지만 신의가 있는 가웨인.

녹색 기사가 물러나자 주위에 있던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가웨인을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하고, 가웨인은 용감하게 녹색 기사를 무찌른 이 무용담의 주인공이 된다. 바닥에는 녹색 기사가 놓고 간 도끼가 놓여있고, 이제 가웨인은 1년 뒤 이 도끼를 들고 녹색 기사가 있는 녹색 예배당으로 찾아가야만 한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1년이 가까워지고, 크리스마스에 맞춰 녹색 예배당을 찾아가야 하는 가웨인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어찌 보면 자신의 목을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에 굳이 이 크리스마스 게임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저 크리스마스에 있었던 재밌었던 해프닝으로 남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삼촌인 아서왕도 한낱 게임이라며 가웨인의 목숨을 걱정한다. 하지만 가웨인은 자신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고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무용담이었다. 위대한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사이에서 자신도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자신도 전설적인 무용담이 필요했고, 녹색 기사와의 게임은 자신이 위대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놓칠 수가 없었다. 가웨인은 녹색 예배당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고, 여정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까지 두고 이 여정을 떠나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때 가웨인 앞에 세 갈래로 나뉜 길이 보이고, 녹색 예배당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아 길을 모르던 가웨인은 그저 운명에 따라 길을 선택한다.

녹색 예배당을 찾는 여정 속 무수히 많은 고난의 과정들.

들어선 길로 계속 여정을 이어가던 가웨인은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땅 위에서 떠돌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은 사람들이 마치 땅과 하나인 것처럼 널브러져 있는데 떠돌이는 자연이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라며 죽은 인간들의 시체를 삼키고 꼭 끌어안아 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한편 떠돌이는 가웨인에게 목적지가 어디냐며 묻게 되고, 자신도 위치를 모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떠돌이에게 녹색 예배당으로 간다고 이야기한다. 그러자 떠돌이는 자신이 녹색 예배당의 위치를 안다며 가웨인에게 방향을 알려주게 되고, 가웨인은 의심의 여지없이 그 방향으로 말머리를 돌린다. 떠돌이가 알려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던 가웨인은 길을 막아서고 있는 도적들을 만나게 되고, 떠돌이로 위장해 자신의 일행들과 함께 가웨인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갈취하기 시작하고, 도끼를 제외한 모든 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가웨인은 기사로서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된다. 말과 식량 모든 것을 도둑맞은 가웨인은 유일하게 지킨 녹색 기사의 도끼만을 어깨에 걸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우연히 가는 길에 여우를 만나 깊은 산을 오르던 가웨인은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때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 위로 거인의 모습이 나타난다. 안개를 뚫고 거인들의 이동을 지켜보던 가웨인은 거인을 본 이후 정신을 잃게 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거대한 성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곳엔 친절한 성주와 아름다운 성주의 아내가 있었는데 그들은 이미 가웨인과 녹색 기사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이들 부부의 호의는 감사했지만 가웨인은 해야 할 일이 있었고, 크리스마스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은 식사를 마치고 떠나겠다고 말한다. 성주는 자신이 녹색 예배당의 위치를 안다며 크리스마스 아침에 알려 주겠다는 말을 하곤 사냥을 떠난다. 그런데 묘한 표정을 짓는 성주의 아내. 그녀는 비어있는 성 안을 돌다가 책을 보고 있는 가웨인을 발견하게 되고, 가웨인에게 책을 추천해 주더니 갑자기 자신에게 입맞춤 하기를 요구한다. 아직 녹색 기사를 만나지도 못한 가웨인에게 성주 부인이라는 유혹의 복병을 만나게 되고, 많은 사건들 끝에 가웨인은 녹색 기사를 만나게 된다. 그는 과연 녹색 기사에게 목을 내어줄 수 있을까?

화려한 액션 장면은 없지만 마법 같은 상징과 이야기가 있는 영화.

영화 <그린라이트>는 영화를 어느 정도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속 숨은 의미가 많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영화 곳곳에 담겨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이해도가 필요한 작품이다. 그중 영화의 이해도를 높일 포인트를 이야기해 보자면 가웨인의 모험이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린라이트>는 가웨인이 여정을 떠나는 와중에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로드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압축한 삶의 여정이기도 하다. 녹색 기사가 크리스마스 연회장에 찾아와서 게임을 하고자 했을 때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그동안의 온갖 경험들로 이 게임의 위험성을 감지하지만 가웨인은 겁 없이 이 게임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1년 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녹색 예배당을 찾기 위해 가웨인은 여정을 떠나야 한다. 마치 우리 삶의 목적지도 녹색 예배당처럼 알 수가 없듯이 말이다. 그는 모험을 떠나며 그 안에서 운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믿음을 준 이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유혹을 겪으며 좌절하기도 한다. 가웨인이 여정을 떠나는 1년은 마치 인간이 20대에서 40대까지 세상을 살아가며 겪게 되는 약속, 배신, 유혹, 좌절, 절망, 사랑, 극복 등을 이야기에 압축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녹색 기사의 마지막 일격은 가웨인의 모험 끝에 있으면서 인간의 기준에선 생의 마지막 여정인 죽음과도 닮아있다. 그렇기에 가웨인은 이 모험을 끝 마침으로서 위대한 기사의 여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기존에 만들어졌던 판타지 영화들과는 분명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화려한 액션이나 그래픽이 주는 매력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마법 같은 스토리라인과 상징적인 의미를 많이 담고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잔잔하지만 따뜻한 매력이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조금만 정보를 알고 영화를 시청한다면 분명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치 있는 영화였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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